본문 바로가기
취미/생각

고독을 즐기는 법[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by 하온파파 2017. 9. 6.

경제 문제, 질병과 함께 노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외로움이다. 젊었을 때는 자녀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노년이 되면 자녀들은 분가하고 배우자와 덩그러니 둘만 남게되는 상황이 찾아온다. 게다가 배우자와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혼자 살아가야 한다면 남은 인생이 사뭇 쓸쓸할 수밖에 없다. 반면, 가족이나 친구와 더 많이 연결된 사람일수록 그리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을수록 육체적 정서적으로 더 건강할 뿐만 아니라 기대수명도 더 높아진다. 주위에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으면 스트레스가 주는 영향력도 감소될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가 사람들 속에서 섞여 살아야 행복도가 증가하고 삶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외로움은 인간관계에서 겪는 외로움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그것은 노년에 찾아오는 존재에 관한 근본적인 고독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고 해도 노년에 겪는 고독은 젊은 시절 한때 지나가는 외로움에 비하면 그 깊이와 차원이 다르다. 하나 둘 저 세상으로 떠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삶과 죽음 사이에 서 있는 나의 존재를 불현듯 자각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여겼던 죽음이 직접 대면해야 할 현실로 점점 다가온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죽음의 길을 홀로 떠나야 한다는 것을, 그것은 누구도 동행할 수 없는 철저히 고독한 길이라는 것을 조금씩 자각하기 시작한다. 그 무엇으로도 달랠 길 없는 존재의 본질적인 외로움이 사무치게 밀려올 그때, 우리는 그 외로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그리고 고독을 즐겨라." 라고.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홀로 왔다 홀로 간다. 그래서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인 것이다. 젊은이건 노인이건, 부자건 빈자건, 유명한 스타건 무명의 농부건, 대통령이건 거리의 청소부건 간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현듯 존재의 외로움이 파고드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술,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탐닉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에 빠지거나 자포자기하여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외로움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의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의식의 각성을 경험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그러한 각성을 바탕으로 정신적인 성숙을 위한 새로운 차원의 삶을 선택하고 거기에서 내면의 기쁨을 얻는다. 인생이란 결국 외로움을 뛰어 넘어 변치 않는 자유와 진리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그것은 깨달음에 대한 인간의 갈구이고, 그 깨달음으로 마침내 외로움은 더 이상 어두움과 우울함이 아닌 ‘찬란한 고독’이 된다.  

깨닫지 못한 외로움은 어둡고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찬란한 고독은 빛이 난다. 그리고 그 빛은 주위 사람들을 비춘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고독하지만 그 빛이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것처럼, 고독과 용기 있게 대면함으로써 인생의 참 의미와 이치에 관한 혜안을 가진 사람에게는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노년은 그러한 혜안을 가질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노년에 고독한 것을 피하려고 하지 말자. 고독과 친해지고 고독을 즐기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