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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각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욕망하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

by 하온파파 2017. 9. 15.

"저는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는 편입니다. 시험을 볼 땐 긴장감 때문에 몇 차례 화장실을 다녀오고, 수업에 빠진 친구가 제게 필기한 노트를 빌려달라고 할 때마다 싫었지만,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일까 봐 쿨한 척 빌려주곤 합니다. 교수님에게 부족한 학생으로 보일까봐 전전긍긍하고요. 한 친구가 제게 아직 논문 통과가 안 되었느냐고 물었는데, 저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집단주의 문화, 체면과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 1등만 기억하는 경쟁적인 문화에서 타인의 평가는 더더욱 예민한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누군가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괴롭고, 나보다 높은 지위에 있거나 권위적인 사람 앞에 서면 혹시 실수해서 눈 밖에 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주눅이 들어 자꾸 피하게 된다면 사람 만나는 일이 정말 불편하고 자신감도 떨어질 것입니다.

인본주의 심리 치료자 칼 로저스는 '사람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자신이 괜찮은 사람인지를 평가할 때 그 근거를 자신에게 두지 않고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누구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야 행복한 법인데,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타인의 인정이나 사랑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눈치를 많이 보게 되고 불안해져서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로저스는 이를 조건화된 자기가치감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타인이 정의하도록 두지 마세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는 게 좋은지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 바로 당신뿐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당신이 아무리 멋진 옷을 입고 훌륭한 일을 해도 당신의 단점을 예리하게 찾아내 지적하는 사람도 있고, 당신이 수수한 옷을 입고 남 보기에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 않더라도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을 좋아할 수도 혹은 싫어할 수도 있는 자유를 주세요.


타인이 원하는 것에만 자신의 시계를 맞추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당신이 원하는 삶, 가장 당신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데 집중하세요.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 그들에겐 그들의 노래를 부르게 두고 당신은 당신의 노래를 부르세요.

다음의 질문에 답을 찾아보세요.

-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사람, 물건, 생각, 가치, 취미, 장소, 어떤 것이든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세요.

- 당신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합니까?

-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그 일이 실현 가능한지의 여부는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보세요.

- 당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혹시 단점이 먼저 떠오르더라도 개의치 말고 장점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이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그리고 답변들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세요. 그 단어가 당신에게 중요한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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