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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각

편의점 인간 과연 무엇일까?

by 하온파파 2017. 5. 25.

편의점 인간, 과연 누가 행복한 걸까?

장편보다 중편이 어울릴 것 같은 분량이다.

문학상 수상작 치고는 뭔가 평이한 느낌. 채식주의자 같은 강렬함을 기대했던 터라 약간한 맥빠지는 느낌도 있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말하는 '편의점 인간'은 편의점에서 10년 넘게 일해온 한 여성을 말한다.

어쩌면 책을 쓴 작가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작가 소개에 작가도 편의점에서 오래 일했다고 한다.)

그 여성은 학교 졸업 후 남들이 다 가는 직장 대신 편의점을 선택한다.

편의점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정확히 일하는 공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고, 개인에 대한 관심도 없는 곳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곳에 계속 머물기로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편의점에서만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그녀를 평범하게 보지 않는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남들처럼 살라고 말한다. (그녀의 친구들이 그렇고, 그녀의 동생이 그렇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편의점에 있는 넌 불행한 거고, 그렇지 않은 우린 행복한 거라고 주입한다.

그녀는 더 이상 그런 시선이 싫어 어느 날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한 남자와 동거를 시작한다. 어떠한 신체적 접촉이나 사랑이 전제된 동거가 아니라 먹이를 주고 먹이를 먹는 관계의 동거.
 
그러나 동거 사실이 편의점 동료들에게 알려지자 그동안 무관심하던 이들까지 그녀에게 이러쿵저러쿵 보통(?) 사람들의 보통(?) 시선으로 그녀의 삶에 훈수를 두기 시작한다.

언제 결혼할거냐, 애는 가질거냐, 계속 편의점에 있을거냐 등등.

자신이 가장 편하다고 여긴 편의점조차도 불편한 곳이 되어버린 그녀는 이제 그곳을 과감히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남들처럼 '정상적인' 직장을 갖고 살아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종국에 가서 그녀는 다시 편의점으로 돌아온다.

편의점만큼 편한 곳이 없으며 그곳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그녀.
이제 그녀는 편의점 인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대략 줄거리를 요약해 보았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한 점은 우리가 '평범함'이라고 말하는 사회적 시선이 과연 뭘까 하는 것.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이 무너지는 세상에서 과연 평범함은 어떻게 바뀌는 것일까.

편의점 인간이 평범한 인간인 세상.

편의점 인간이 '하류 인생'(이 책에서 동거남이 하는 말이다)이 아니라

 자기가 설자리를 분명히 알고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행복한 사람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편의점 인간'들이 출현하고 있다.
 
편의점 인간
저자 무라타 사야카
출판 살림
발매 2016.11.01.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
1) 쓸모없는 짓의 행복
'편의점 인간 = 덕후' 라는 프레임으로 본다면... 이들은 남들이 '쓸모없다'는 어떤 '짓'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다. 이 책 저자 크리스 길아보는 10년간 200여 개국의 여행하며 쓸모없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덕후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다.
 
10년동안 200개 나라를 여행한 한 남자의 이야기
[BY 더퀘스트] 지금까지 방문한 나라 총 200개국 이상, 여행하는 데 걸린 시간 약 10년여기 전 세계 모든...


  
쓸모없는 짓의 행복
저자 크리스 길아보
출판 더퀘스트
발매 2016.06.24.
2)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솔로 세상. 1인 가구 시대. 다면화되고 다양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 그 다양함 만큼이나 솔로들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의 취업난 등이 가중되면서 결혼을 기피하고 늦춰지는 사회 문제는 솔로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
출판 더퀘스트
발매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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