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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각

영국작가 존버거 미술 비평의 대가

by 하온파파 2017. 5. 24.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평론가이자 소설가, 시인, 극작가, 사진 편집자로 알려진 존 버거가 2017년 1월 2일(현지시간) 별세했습니다.

존 버거는 처음 미술평론으로 시작해 점차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문학, 예술, 인문, 사회 전반에 관해 깊고 명쾌한 글을 선보이며 저술을 통해 예술과 사회의 해석에 대한 혁명적인 새 방법론을 도입한 인물입니다. 그의 책은 과거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쓰고 출판되며 전세계 작가와 문화예술인, 출판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 세상 약자들의 편에서 항상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낸 삶을 살아왔는데 그의 저서들이 바로 그의 삶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글을 쓰는 인물 중 가장 뛰어난 글을 평가 받는 존 버거, 그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글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1. 다른 방식으로 보기

다른 방식으로 보기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12.08.01.

존버거는 1972년 출간한 저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 <원제: Ways of Seeing>'과 이것을 모태로 제작 된 BBC 방송의 같은 제목의 연작 다큐로 미술비평에 정치적인 시각을 도입해 비평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예컨대 미술에 표현된 여성들의 묘사방식을 통해 당시 그 사회의 여성관을 파악하거나 사회상의 단면을 포착하는 방식이었죠. 서양 미술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2. 사진의 이해

사진의 이해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15.07.01.

존 버거는 사진 비평에 있어 여러 이론가와 비평가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독립적인 비평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에게 있어 사진이란 단순한 사진이 가진 매력을 넘어 세계의 어떤 의미를 내재한 표현 수단입니다. 그 누구도 사진이라는 개념을 이렇게 아름답게 설명하지는 못했을겁니다.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사진 비평-에세이의 기념비작인 <사진의 이해>를 만나보세요.

3. A가 X에게

A가 X에게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09.08.25.

존 버거는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설'입니다. 이 책은 2008년 영국 문학상인 부커상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편지와 인용, 메모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두에서 존 버거 자신이 직접 등장해 이 편지와 메모들을 어느 폐쇄된 교도소에서 발견했음을 밝히며 시작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인내란 무엇일까요? 혹 믿음은 아닐까요? 이 책에서 그 실마리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4. G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08.08.01.

이 책은 <A가 X에게> 출간 전, 1972년 부커상 수상작입니다. 유럽의 부르주아 문화 시기, 주인공은 일생의 여성편력을 따라가며 역사 속 사적인 순간의 여성성과 남성성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죠. 그의 작품을 읽을 때 가장 재미있는 지점은 '현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입니다. 그는 소설에서 직접 독자에게 말을 걸어 오기도 하고, 이야기 중간에 철학적 사색이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설명이 뿔쑥불쑥 등장하기도 합니다. 막 읽고 싶지 않나요? ^^;

한가지 더 이야기 하자면, 그는 'G'로 받은 부커상 상금 절반을 모두 흑인민권운동을 위해 '블랙 팬더스'에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식민주의 착취를 통해 조성된 부커상의 재원보다는 그 쪽이 자신이 사상이나 주장에 부합된다는 유명한 연설도 남겼죠.

5. 제7의 인간

제7의 인간

저자 존 버거

출판 눈빛

발매 2004.11.11.

만일 여러분이 존 버거의 책 중 단 한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묻는다면, 담당자는 망설임 없이 '제 7의 인간'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유네스코와 국제적십사 소속 사진작가로 20여년간 일하며 명성을 떨쳐온 터키의 사진작가이자 장 모르와 공동작업으로 사진과 글을 교차편집해 이민노동자 문제를 다룬 책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불편한 책을 왜 망설임 없이 추천을 할까요?

먼저 '글과 사진이 이토록 잘 어울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며,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자 '선의가 아닌 상호순환이 필요한 세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책이기 때문입니다.

6. 아픔의 기록  

아픔의 기록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08.08.01.

존 버거의 직업으로 거론되는 명칭은 많습니다. 앞선 소개에서처럼  미술평론가이자 소설가, 시인, 극작가, 사진 편집자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죠. 어떻게 한 인간이 이렇게 다방면에 능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주로 시詩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유로운 형식과 함께 다양한 소재를 통해 남다른 감수성과 시선을 보여줍니다. 그의 생각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지난 해 오랜 친구인 틸다 스윈턴이 제작한 존 버거에 대한 다큐멘터리

'퀸시의 사계절: 존 버거의 4개의 초상'이 나왔는데요.

존 버거는 영화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이야기꾼인 것은 내가 잘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꾼은 전선을 누비는 금지품의 전달자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다" - 존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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