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내담자의 외재화 과정에 대한 치료사의 기본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상담가는 내담자에게 문제에 대항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상담가는 ‘문제의 폭로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내담자에게 온전히 ‘전문가의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내담자와 문제의 관계를 진술하는 이야기의 주 저자는 내담자 바로 자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담가는 자신의 말과 행동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상담가는 그 문제의 영향력에 대해 추측하지 않으며, 상담가의 입장과 인생관에 의하여 문제해결의 방향과 방법을 말해서는 안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행동의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내담자와 문제, 사회 권력과의 관계를 쉽게 결론지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치료적 대화 자체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담가는 치료 전반에 걸쳐 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될 간결하고 적절한 외재화를 찾아내고자하는 압박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문제나 해결방안과 마찬가지로 치료적 대화도 꼬이거나 뒤집어 질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외재화된 대화 역시 서로 뒤엉켜있는 다양한 문제들로부터 동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재화 역시 변화한다.)
* 지도 없이 여행 떠나는 탐험가의 정신으로
* 폭로거리를 만들지만 차분하게 임하는 취재기자처럼
11. 외재화 대화에서 ‘입장진술’의 4단계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1) 문제에 이름 붙이기
외재화 대화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의도적이면서도 분명한 호기심을 가지고 듣고 난 후에,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문제의 이름은 내담자의 말과 경험에 가장 근접한 방법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즉, 전문적인 용어가 아닌 내담자 자신의 삶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문제를 진술하는 것이다.
(2) 문제의 결과 탐색하기
내담자의 문제가 자신의 삶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가에 대해 탐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상담자의 질문은 내담자의 탐색을 격려할 수 있다. 질문은 다음과 같은 삶의 영역들에 관한 것일 수 있다.
- 가정, 직장, 학교, 또래집단
- 문제와 자기 자신과의 관계, 문제와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
- 정체성(내담자가 추구하는 목적, 소망, 꿈, 열망, 가치 등)
- 미래계획과 가능성
(3) 문제의 영향력 평가하기
내담자의 문제가 그의 삶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을 평가하도록 지지하는 것이ᅟᅡᆮ. 문제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와 관련된 특정한 사건들을 반추해보고 그것의 호불호 또는 긍정과 부정성을 평가해보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평가는 대부분 내담자 자신이 아닌 타인에 의해서 이루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로 문제의 영향력에 관한 질술을 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주도적인 입장을 갖게 하는 문을 열게 된다.
(4) 평가의 근거 제시하기
내담자의 평가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왜?’ 질문을 통해 내담자의 삶에서 중요한 지향점, 의도, 결정, 각오 등에 주목할 수 있다. 또한 내담자는 ‘왜?’에 대한 답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되며, 그동안의 문제 중심적인 기술에서 자신의 정체성 중심적인 기술로 이야기를 변화시켜나가도록 만든다. 즉, 자신의 이야기를 재저작할 수 있는 중요한 관문이 된다.
12. 외재화 과정의 ‘문제의 영향력 평가’를 위한 치료사의 질문과 대화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영향력 평가의 질문은 다음과 같은 예로 주어질 수 있다.
“그 문제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습니까, 아니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문제가 지금의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괜찮은가요?”
“이런 결과(문제의 영향력)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요?”
“만일 이것을 당신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지금의 이런 결과가 마음에 드나요? 아니면?”
“1부터 10까지의 척도가 있습니다. 1은 그 문제가 나의 삶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10은 나의 삶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그 문제가 당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몇 점이라고 생각합니까?” (척도질문)
영향력 평가에서 주의할 점은 내담자가 문제의 영향에 대한 입장을 다방면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자는 종종 내담자가 문제를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나 문제의 영향력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3. 외재화과정의 ‘평가의 근거 제시하기’를 위한 대화에서 치료사의 중요한 태도는 무엇인가?
‘왜’라는 질문은 매우 낯선 질문이며, 그 때문에 ‘몰라요’ 라는 대답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치료자는 내담자가 대답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도와줘야 한다. 이런 지지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왜’라는 질문을 하기에 앞서 우선 호소 문제가 내담자의 삶에 미치는 주된 영향과 그에 대한 내담자의 평가를 중심으로 사설적 설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몰라요’라는 대답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법은 문제의 영향과 그에 대한 내담자 평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볼 것을 권하는 방법이다. 이는 ‘왜’라는 질문에 대해 반추할 수 있는 토대를 좀 더 굳건히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유사한 ‘왜’ 질문을 받은 다른 내담자의 대답을 예로 들어주는 것이다. “몇 주 전 비슷한 무제로 아주 괴로워하는 분을 만났어요. 왜 그렇게 괴로우냐고 물었더니 ~라고 대답했지요. 혹시 지금 당신의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있나요, 아니면 전혀 다른가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예를 들어주면 내담자가 자기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고 자기 입장의 근거가 되는 ‘왜’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외재화 대화의 이론적 토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인간 삶과 정체성에 관한 내재적 이해방식의 기원에 대해 찾았고, 내재적 이해방식은 부분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라 했다.
- 노숙자, 빈곤자, 정신질환자, 신체질환자에게 손상된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을 일반인으로부터 분리하는 ‘분할 행위(dividing practices)’
- 인간 몸에 있는 장애에 대해 그 부위를 찾아내고 범주화함으로써 인간의 몸을 대상화하는 행위(objectification)
- 인간 행위와 사고를 전문 분야에서 구성된 인간 삶의 규범에 비추어 평가하도록 하는, 사회통제의 기제로서의 ‘정상성 판단(normalizing judgement)’
인간의 정체성은 분할 행위, 과학적 분류, 정상성 판단의 기제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대상화되었다. 인간의 정체성을 대상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삶의 문제가 인간 정체성의 ‘본질’을 대표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예: 전문가 사이에서 개인을 가리켜 ‘비정상적’ 또는 ‘역기능적’이라고 부르는 것> 특이한 일이 아니다/ 사람이 ‘무능’하거나 ‘모자라는’ 것은 타고난 것이다> 문화적으로 특이한 것이 아니다)
외재화 대화는 사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며 바로 문제가 인간 정체성을 대상화하는 대화에 역행하는 작업이다. 외재화 대화는 문제를 대상화함으로써 인간을 대상화하는 문화적 관행에 반기를 드는 작업이다.
문제가 사람으로부터 분리되어 존재할 때,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제한적 ‘진실’과 자기 삶에 대한 부정적 ‘확신’에 얽매이지 않을 때,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선택의 여지가 생긴다.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의 정체성과 분리한다고 해서 문제해결에 대한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책임감을 더 갖게 만든다.
↘ 부정적 결론을 씻어내기
내담자는 문제가 초래한 결과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으나, 외재화 대화는 내담자에게 그러한 결론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외재화 대화는 혐오와 관련된 그러한 결론을 씻어 내리는 작업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 다시쓰기 대화가 전개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같은 씻어내기 과정에서 치료자는 흔히 자문을 요하는 그 문제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품고 있는지 그 내력을 들추게 된다. 그것은 바로 내담자의 정체성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빚어낸, 이제까지 내담자를 종속시켜 왔던 권력관계의 내력이다. 이와 같은 씻어내기 작업은 그런 부정적 결론으로부터 ‘진실성’을 제거하고 그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인생이 더 이상 그런 부정적 결론에 매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내담자는 자기 삶의 다른 영역을 탐색하는 입장으로 옮아가게 된다. 이 같은 탐색 작업을 통해 내담자는 자기 정체성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자기 삶에 대한 부정적 결론을 씻어 내는(해체하는) 이와 같은 작업은 외재화 대화에서 매우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 외재화 대화의 지도 4단계 : 11번 문제와 동일.
▪ 외재화의 방법(간단히 설명) : 외재화 대화의 지도 4단계 아닌가? 1단계에서 문제에 이름 붙여주기.. 어떤 병이 있다면 그거에 대한 이름 붙여보는 작업,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질문을 통해서 내담자가 그 문제와 내담자 자신이 분리되겠지? 그 뒤에 2단계, 3단계 질문하고, 4단계에서 왜? 질문하고...
▪ 외재화 질문과 관련된 것을 묻는 문제(외재화 질문을 실제로 만들어보고,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 외재화> 이야기치료의 지도 p.33~85, 이야기 다시 쓰기
14. 재저작(다시쓰기 대화/애안이야기) 출제방향:
▰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의 내러티브 은유에 대한 연구, 행동영역과 정체성 영역, 지향 상태와 내면상태는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교육책[이야기 다시쓰기]: 다시쓰기 대화에 관하여, 류경태. p1~5 참고하기)
- 내러티브 은유 : 의미창출 활동, 다양한 관점에 관한 것.
- 행동영역과 정체성 영역 : 다시쓰기 대화의 지도는 텍스트가 ‘행위영역’과 ‘의식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문학이론의 유추에 토대를 두고 있다. 행동영역은 이야기의 ‘재료’이자 줄거리와 이야기 저변의 주제를 이루는 일련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의식영역(정체성 영역)은 “그 행동과 관련이 있는 이들이 알거나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 혹은 알거나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의식영역에는 이야기 주인공의 의식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상당 부분이 행동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건에 대한 반추, 다시 말해 주인공이 그런 사건에 붙인 의미, 그런 사건 이면에 존재하는 주인공의 의도나 지향이나 목적, 그런 사건을 기초로 주인공이 다른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정체성에 관해 내린 결론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행동 영역에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구상할 때 그것이 이야기 저변에 깔린 불변의 주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식 영역의 내용도 그 주제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다시쓰기 대화는 지배적 줄거리에 담긴 정체성 결론에 모순이 되는 여러 가지 다른 정체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맥락을 제공한다.
- 지향 상태와 내면상태 : 서구문화에서의 정체성 영역에는 무의식적 욕구, 본능, 욕망, 욕동, 기질, 성격특성, 심리적 자산 등과 같은 내면상태 범주를 비롯하여 목적, 열망, 추구, 희망, 꿈, 비전, 가치, 신념, 헌신 등과 같은 지향상태 범주가 모두 포함된다.
내면상태에 초점을 둔 이해방식에서는 인간행위를 정체성 중심부에서 ‘발견되는’ 자기(self)의 특정 요소나 본질이 표면화된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내면상태를 이해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인간의 표현은 무의식적 동기, 본능, 욕구, 욕망, 욕동, 기질 등이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향상태에 초점을 둔 이해방식은 ‘행동 주체로서의 의식’이란 특징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개념은 인간을 개인적으로 혹은 타인과 함께 삶의 의미와 곤경을 적극 중재하고 협상하는 존재로 본다. 뿐만 아니라 인간을 자기 삶에 일어나는, 자신이 선호하는 여러 가지 발전적 사건 가운데 많은 부분을 만들어내는 존재로 본다. 다시 말해, 인간은 삶에서 자신이 중시하는 무언가를 추구함에 있어 자신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살아나가는 존재다. 아울러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존을 적극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임하게 된다.
내면상태에 관한 이해는 지향상태에 관한 이해만큼 풍부히 이야기를 전개시킬 가능성이 매우 낮다. 다시쓰기 대화는 그 시작과는 별개로 지향상태와 관련된 정체성 결론을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향상태에 관한 결론을 강조하는 이러한 입장이 내면상태에 관한 결론이 잘못된 것이라거나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
▰ 해체와 관련하여서는 한국사회에 흐르고 있는 담론을 해체하는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이 어떤 담론에 대한 해체질문이지 간략히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 담론 :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진술, 관행, 제도 체계. 사회의 언어로서 그 속에 사회적인 평가나 문화적 편견이 깃들어 있는 것.
- 해체 : Deconstruction. 새로운 시각, 관점으로 보는 것.
- 지배적 담론에 대한 해체적 질문의 예(질문을 통하여 생각, 관습 등을 검토하고, 정의하고, 비판하여 그 유래를 밝혀내는 작업을 한다.) : 이런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부모는 그래야 한다는 것을 어디서 배웠습니까?/ 사람들의 역할에 관한 당신의 신념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독특한 수확물(독특한 결과)로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는가?
• 독특한 결과란?
- 문제에 대한 예외나 극복 경험
- 문제에 대한 예외나 극복이 아니어도, 문제와 직접적 관계가 없어도, 자기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경험
- 문제와 좀 다른 관계를 가지려고 준비하거나 시도한 경험
- 문제 이야기와 반대되는 생각이나 느낌이나 좀 다르게 행동한 경험
- 삶의 반짝이는 순간
• 독특한 결과 이야기하기 과정
① 독특한 결과 정의하기
② 독특한 결과 영향 탐색하기
③ 독특한 결과 영향 평가하기
④ 평가의 근거 말하기
⑤ 독특한 결과 확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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